크고 작은 모임이나 행사가 많은 연말이면 SNS에 ‘OO에서 인싸되는 건배사 추천’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꼭 올라와요.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 이런 거 말고 참신한 게 없을까 매번 기웃거리는데요, 그중 눈에 띈 게 바로 ‘언니’였어요. 언제나 니편, 줄여서 언니!🥂 친구 생일파티에서 함께 외쳐봤는데 생각보다 입에 착 붙더라고요. ᐠ( ᐕ )ᐟ 요즘 탐방은 이 ‘언니’들을 만나느라 전국으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어요. 시골에서 언제나 탐방러님의 편이 되어줄 언니들을요. 탐방과 시골언니프로젝트의 콜라보 현장으로 초대할게요!

📢 이 콘텐츠는 2023 시골언니프로젝트와의 상호협업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울산광역시. 도시 속 시골이 있다는 걸 아시나요? 바로, 울주군이에요. 사실 울산광역시의 면적 대부분은 울주군이죠. 울주군에서도 상북면으로 향했어요. 꼬불꼬불 산길을 지나서 만난 소호마을. 푸르른 산세에 가슴이 뻥 뚫리네요. 이곳에서 오늘의 주인공인 시골언니 노진경님을 만났어요.

행복하려면 자연과 가까이 살아야겠다

귀촌한 지 벌써 3년 차예요. 울산 시내에서 쭉 자라왔지만, 참 산을 좋아하는 아이였죠. 학창 시절에도 친구들과 석남사나 작천정 계곡에서 체육복 바지에 구멍이 날 정도로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성인이 돼서도 ‘내가 행복하려면 자연과 가까이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죠. 그 꿈이 실현될 수 있었던 건, 바로 여기. 생태문화교육협동조합의 언니들 덕분이에요. 당시 저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면 돈을 많이 못 벌 것 같고, 또 돈을 벌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노동에 투자해야 한다는 고민에 빠져있었어요. 그리고 그 고민의 답은, ‘작게 써도 괜찮은 삶을 살자’였고 자연스레 ‘작은 집’에 대한 관심이 커졌어요. 그런데 울주생태문화교육협동조합에서 작은 집 짓기 교육이 있는 거예요. 운명이라고 생각했지만, 90만 원이 넘는 교육비에 좌절했어요.

“저, 돈 없는데요?” / “그럼, 네가 스텝으로 일하면서 해.”

하지만 결국, 작은 집 짓기는 교육생 미달로 무산됐죠.(웃음) 저는 울주생태문화협동조합의 교육팀장*이 되었고요. *현재는 ‘땡땡마을(울산마을교육공동체거점센터)’의 마을교사로 일하며, 울주생태문화교육협동조합은 친구이자 협력자로 함께 하고 있어요.

동네 친구가 참 많아졌어요

고충도 있지만 도시에서의 제 삶 보다 평균 점수가 많이 올라간 것 같아요. 꿈꾸던 자연 속에서 살게 된 것도 그렇지만, 관계에 대한 만족이 커요. 여기 있는 영순언니는 저와 딱 20살 차이가 나요. 그런데도 정말 격 없이 서로를 대하는 것 같아요. 언니들의 남편들도 모두 제 친구고요.(웃음)

비슷한 또래와 함께하는 모임 ‘청높’도 있어요. 요 동네에 술을 참 좋아하는 청년이 한 명 있었어요. 근데, 동네에 같이 놀 만한 친구가 없는 거예요. 매일 읍내로 나가 놀더군요. 술을 먹었으니, 택시를 탈 수밖에 없죠. 어느 날은 그동안 쓴 왕복 택시비를 계산해 보더니, 읍내에 월세를 얻어 가버리더군요. 기존에 있는 청년, 또 새롭게 들어올 청년들이 시골 마을에 머물기 위해서는 놀거리, 함께 놀 친구가 정말 중요한 거예요. 그래서 청높에서는 함께 노는 기회를 만들고 있어요. 지난 모임에는 17명이 왔어요. 요즘에도 길거리에 젊은이만 보이면 다가가죠. “어디 사세요? 같이 놀래요?” 하고요. 마치 ‘도를 아십니까?’ 같긴 하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랍니다.

뿌리언니와 새싹언니 사이, 줄기언니랍니다

생태문화교육협동조합의 언니들과 관계를 맺어가며, 시골에 살아가는 의미와 방법을 알게 되었고 또 자연스럽고 안정적으로 정착하게 되었어요. 시골언니프로젝트*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도시 청년들에게 같이 있으면 좋은, 재미난 시골언니가 되고 싶어요.

올해 울주의 시골언니프로젝트가 새로운 건, 세 부류의 시골언니인 것 같아요. 저에게 시골을 보여준 언니들이자 귀촌 10년 차 이상의 ‘뿌리언니’와 귀촌하여 자기만의 일과 삶을 꾸리고 있는 ‘줄기언니’, 작년 시골언니프로젝트로 정착한 6개월 차 ‘새싹언니’죠. 저는 뿌리언니와 새싹언니 사이, 줄기언니랍니다. 다양한 세대와 경험을 가진 언니들이 많다는 게 울주 시골언니프로젝트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시골언니들은 프로젝트가 끝나갈 시점, 시골에 머물고 싶다는 참가자들과 따로 대화했죠. 그리고 언니들은 이들에게 3개월 동안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며, 정말 시골살이가 좋은지 판단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어요. 그렇게 3개월을 지낸 4명의 청년 중 3명이 소호마을에 정착하게 됐어요.

'몇 명을 정착시키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이 시골 마을에서 함께 즐겁게 놀 친구들이 생겨나는게 기대돼요. 별것 아니지만 먼저 시골에서 살아본 경험을 나눌 수 있다는 것도 보람차고요. 탐방 인터뷰의 독자분들 중에서도, 울주에서 저와 함께 신나게 놀아보고 싶은 분이 있다면 꼭 함께해요.

대화 와중에도, 마을의 여러 언니와 동생들이 다녀가셨어요. 낯선 탐방의 존재에 살짝 당황하시기도 했지만, 어느새 활짝 웃어주시면서 함께 대화했죠.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친구를 반겨주었답니다. 탐방이 추천하는 시골언니프로젝트! 🚞’우리 같이 '울주'에 살아볼까요?’ (밑줄을 클릭하면 신청 링크로 연결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