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기다렸어(짝짝) 이런 날이 오기를(짝짝)🎧엄정화-초대 2주 전, 속초행 고속버스와 고성의 천진 해수욕장이 한눈에 보이는 숙소를 예약했어요. 목이 빠지게 기다렸는데 여행 당일 새벽부터 비가 쏟아지는 거 있죠? ‘아, 그냥 집에서 뒹굴뒹굴하고 싶다’ 하는 마음의 소리를 뒤로 하고 가볍게 짐을 챙겨 집을 나섰어요. 탐방러님의 주말은 무얼 하며 보내실 건가요? 혹, 여유가 있다면 속초와 고성으로 즉흥 여행을 떠나보면 어때요?

애지중지 아끼는 맛집, 금이야 옥이야

버스가 출발하고 동시에 줄 서기도 시작됐어요. 속초에 도착하면 딱 점심시간인 데다 마침 터미널 근처에 소문난 장칼국수 맛집이 있거든요. 오전 10시 반, 예약을 걸어두는 어플에 접속했는데 이미 52팀이 대기 중. 3시간 가까이 걸려 도착할 때쯤 저희 순서가 왔어요.(나이스 타이밍!) 그런데 장칼국수 긴장 좀 해야 할 것 같은데요? 고소한 기름 냄새를 확 풍기며 등장한 아바이순대🦑, 보통내기가 아니거든요! 꼭 엄마가 싸 준 김밥을 다음 날 아침, 계란 물 입혀 부친 듯한 생김새인데요. 하나 통으로 입 안 가득 넣어 기름칠을 해주고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면 무엇이든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 들어요. 여행도, 식사도!

닭강정만 맛있게요~? 속초관광수산시장(속초중앙시장)

육해공을 넘나드는 맛집의 향연에 오감이 쉴 새가 없어요.(무려 522개의 점포가 있다고 해요)익숙한 듯 닭강정 한 박스를 손에 들고 시장을 둘러보는데 참, 요즘 이 닭강정을 뛰어넘는 인기 메뉴가 있대요. 바로 옥수수술빵이에요. 호기심에 기다리는 줄이 끝나는 지점을 찾아 나섰는데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아요. 그나마 줄이 짧은 바로 옆집으로 노선을 변경. 이곳 역시 30분은 족히 기다려 편의점에서 파는 빵 크기의 옥수수술빵 3개를 5천 원에 구매했어요. 한 김 나가길 잠시 기다렸다 조금 뜯어 먹어봤는데요, 공기인가? 먹은 게 아니라 마신 것 같아요. 막걸리 향이 솔솔 올라오는 촉촉한 빵이 입에서 녹아요…💛

비 온 뒤 맑음, 교암리해수욕장

종일 내리던 비가 새벽까지 이어졌어요. 천진해수욕장을 거닐며 비 오는 바다의 분위기는 또 다른 낭만이 있다고(천진낭만?) 좋아했지만 내심 아쉬웠거든요. 눈을 뜨자마자 커튼을 걷었는데, ‘와! 비 그쳤다.’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교암리해수욕장으로 향했어요. 발을 담근 채 밀려오는 파랑과 술래잡기도 하고, 깨끗한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 구경도 했어요. 등대와 푸른 바다, 방파제에 부딪혀 철썩이는 파도를 가만히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이 스치는 걸 내버려 두기도 하고요. 탐방러님은 산과 바다, 뭐가 더 좋나요? 저는 무조건 산이었는데요, 이제 쉽사리 대답하기가 어렵겠어요!

가오리찜 안 먹고 어찌 가오리, 녹원식당

파란 지붕의 낮은 건물, 허리를 살짝 숙이고 들어가면 역시나 테이블마다 만석. 다섯 가지 밑반찬이 먼저 올려지고 곧, 주문한 가오리찜이 나왔어요. 시뻘건 양념에 흠칫했지만 아주 살짝 매콤한 정도예요. 뽀~얗고 부드러운 생선 살에 밥 한 공기를 금세 뚝딱했어요. 참, 가오리찜 먹을 때 다른 테이블의 기선을 제압하는 팁 하나 드려볼까요? 바로 밑반찬으로 나오는 콩나물무침을 가오리찜에 넣어 섞는 거예요. 아마 다들 속으로 ‘먹을 줄 아는 놈인가?’ 하며 하나둘 콩나물을 붓기 시작할걸요? 😎 *독특한 생김새로 주목받는 가오리를 밑에서 보면 눈과 입의 얼굴 모양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눈이라고 착각하는 건 가오리의 콧구멍이라는 사실…!

고성 여행의 끝에는, 북끝서점

녹원식당이 있는 골목길을 나오니 끝에 서점 하나가 보여요. 돌과 나무로 만든 현판 옆 미닫이문을 열자, 신발을 벗고 갈아 신을 슬리퍼가 준비되어 있어요. 꼭 가정집에 초대받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어디선가 ‘줄 친 책은 편지와도 같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꼭 그랬어요. 대형서점이었다면 그저 지나쳤을 책들인데, 사장님의 추천 글과 함께 진열된 책 속 밑줄 친 곳곳이 같이 읽자며 말을 걸어요. 커피와 차, 테이블과 의자도 있어 구입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기도 좋아요.

지난, 탐방 금요레터에서는 열심히 일’할’ 당신 떠나라! 탐방러가 찾는 워케이션 프로그램은 무엇인지 물었는데요, 바다 서핑 또는 수영(55%)과 각종 원데이 클래스(64%)에 대한 선호가 높았어요. 특히, 지역의 특색을 살린 원데이 클래스에 대한 제안도 있었고요. (ex. [제주]제주 감귤로 청 담그기) 주민 가이드가 진행하는 마을 투어(45%)와 이용자 간의 커뮤니티(36%) 활동도 그 뒤를 바짝 따랐어요. 의외로, 지역 관광 명소 투어에 대한 선호는 매우 저조했는데요. 잘 알려진 관광지보다는 좀 더 감춰진 로컬을 여유있게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담긴 걸까요❔

로컬, 이번엔 ‘쓰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