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주의보가 내려요. 더운 여름 기력 보충을 위해 탐방러님이 찾는 음식이 따로 있나요? 전 무조건 삼계탕이요! 삼계탕에 들어간 아주 작고 소중한 인삼을 먹으면 힘 나는 기분이 들어요. 인삼 하면? 풍기인삼이죠! 그런데 이 ‘풍기’가 영주에 속한 풍기읍인 거 알고 계셨나요? 우리나라 최초의 인삼 재배지가 영주시 풍기읍 일대라고 해요. 오늘은 탐방과 시골언니프로젝트의 콜라보, 그 두 번째 이야기를 듣기 위해 영주로 향했어요!

📢 이 콘텐츠는 2023 시골언니프로젝트와의 협업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영주의 도시 내부로 들어온 건 처음인 것 같아요. 소수서원, 부석사, 외나무다리로 유명한 무섬마을 등 알려진 여행지가 도시 외곽에 있다 보니, 항상 영주의 겉만 훑었던 거죠. 붉은색 벽돌 건물이 예쁘게 자리 잡은 이곳에서 진짜 영주를 만나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대가 들어요. 영주 남산선비마을의 남선센터에서 오늘의 주인공, 이예인 · 우수빈님을 만났어요.

왜 내가 사랑하는 도시를 싫어하지?

예인] 어려서부터 영주가 참 좋았어요. 그런데 친구들은 아니더라고요. 왜 내가 사랑하는 도시를 싫어하지? 내 친구들이 좋아하는 영주를 만들고 싶었죠. 고등학교 3학년 때, 도시재생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어요. 관사골이라는 마을이었는데, 오토바이 하나만 겨우 올라갈 수 있는 비탈길로 이어진 마을이었어요. 친구들과 관사골을 배경으로 패러디 영상도 만들고 크라우드 펀딩도 진행했죠. 지역을 위해서 무언가를 해본 경험이 크게 다가왔어요.

수빈] 당연히 대학 공부를 마치면 영주로 돌아올 생각이었어요. 그리고 어느 날, 예인이에게 전화가 왔어요. “언니, 같이 일해보지 않을래?” 하고요. 제게는 2개의 꿈이 있었어요. 하나는 사회복지사, 또 다른 하나는 바리스타죠. 남산선비마을의 주민들과 함께 마을기업을 만들어, 남선센터*를 운영하는 일은 두 가지 꿈을 다 실현해 볼 수 있는 기회더군요.

*영주시 소유의 건물로, 올 3월부터 남산선비마을 마을기업이 위탁운영을 시작했어요. 마을 어머님들이 직접 만드는 궁중만두를 맛볼 수 있는 남선식당과 수빈님이 내려주는 커피 향 가득한 카페남선, 호텔 수준의 숙박을 즐길 수 있는 남선스테이, 영주 청년들을 위한 청년임대주택이 있어요.

낯선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만든, 하나의 공동체

예인] 그때가 21년 11월이었어요. 큰 꿈을 갖고 왔지만 3년간 꽤 힘들었어요. 공동체를 만들고 공간 운영을 준비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당연히 수익도 전혀 없었고요.

수빈] 매일 남선센터로 출근했는데 공간도, 사람도 낯설었어요. 주민들에게 저희는 외부인이었죠. 시간이 해결해 줬던 것 같아요. ‘저러다 말겠지!’ 하던 어르신들도 1년, 2년 지나니 어느새 “수빈아~ 예인아~”라고 불러주시더라고요.

예인] 수빈 언니가 쿠키도 잘 만들거든요. 쿠키 구워서 어른들 찾아뵙고 수다도 떨었죠.(웃음) 이제는 반대예요. 어르신들이 간식도 가져다주시고 가끔은 밥이라도 사 먹으라며 용돈을 챙겨주시기도 하고요.

수빈] 지금 생각해 보면 3년의 시간이 있었던 게 다행인 것 같아요. 주민들과 관계를 쌓고 탄탄해진 공동체가 되었을 때 남산센터 공간의 운영을 시작한 거니까요.

또래들이 모여서 까르르~ 왁자지껄한 모습을 자주 상상해요

예인님과 수빈님이 함께하는 영주 남산선비마을은 올해 처음으로 시골언니프로젝트를 운영해요. 아껴둔 영주의 보물 같은 장소들과 이야기를 펼칠 생각에 설레는 예인, 수빈님입니다.

수빈] 사실 영주에서도 외곽, 시골에서 성장했거든요. 밭과 논이 가득하고 소도 엄청 많이 키우는 동네였죠. 그래서 시골언니프로젝트를 봤을 때, ‘이건 난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인] 시골언니프로젝트도 외지인인 도시 청년이 시골에 방문하고 머무는 프로그램이잖아요. 시골 동네일수록 외부인에게 배타적일 수밖에 없어요. 오랫동안 유지된 작은 공동체니까요. 저희도 남산선비마을에서 3년간 몸소 경험을 해왔잖아요. 시골에 정착하고 싶은 분들께 이 경험을 나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수빈] 반대로 저희가 더 기대하는 부분도 있어요. 바로 또래의 친구들을 만나는 거죠. 이 공간에 또래들이 모여서 까르르~ 왁자지껄한 모습을 자주 상상해요. 그리고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답니다. 확실히 설레고 있는 것 같아요.

탐방은 신기하고 부러웠어요. ‘어린 친구들이 뭘 알아.’ 하며 무시하기 쉬울 법한데도 새로운 세대의 의견을 귀 기울이고 무한한 믿음을 보여주는 어른들과 그런 어른들의 지혜와 경험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청년들이 함께 있는 마을이라는 것이요. 🚞’영주’의 시골언니프로젝트(밑줄을 클릭하면 신청 링크로 연결돼요)는 특히, 20대의 청년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낯선 세대와 소통 외에도 자신의 꿈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청년, 예인님과 수빈님이라는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참 반짝이는 시간이 될 것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