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긴 가지들이 다정하게 / 여리고도 가늘게 오는 숨결에도 / 흔들리도록 매달았네. / 그렇게 너의 섬세한 떨림으로 / 넌 내게 다정하게 / 순수한 청춘의 사랑의 초상 하나를 / 요람처럼 흔들흔들 / 나직이 보여주려 하네. 헤르만 헤세가 좋아하는 나무들에 관해 쓴 시와 수필들을 모은 책,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에 나오는 시예요. 명실상부 겨울을 대표하는 이 나무는, 낭만으로도 둘째가라면 서러워요. 러시아에서는 예로부터 이 나무에 연애편지를 쓰면, 상대가 절대 거절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내려 올 정도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예요. ‘화촉(華燭)을 밝힌다.’ 결혼식을 올린다는 의미로, 이 나무에 불을 밝힌다는 뜻이죠. 껍질에 기름기가 많아 촛불 대용으로 사용했다고 하는데, 불로 어둠을 밝혀 행복을 바라는 의미였대요. 도대체 이 나무가 뭐냐고요? 오늘 레터로 알아보세요.
- 숭늉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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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 로컬 소식 꾹꾹 담은 월요레터
1. 자작나무 숲을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2. 지역에서 난 것을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이 말은?
3. 다양한 로컬 소식 카테고리별로 한 눈에 정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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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누구냐? 자작자작*
하얀 껍질이 만들어내는 신비한 분위기, 눈이 소복이 쌓인 듯해 겨울나무로 대표되는 나무, 바로 자작나무예요. 하얗고 높게 솟은 나무가 왠지 이국적으로 느껴지지만, 자작나무는 아주 옛날부터 우리나라에서 귀하게 여겨졌어요. 자작나무의 껍질은 종이로 사용되었는데, 신라 고분(천마총) 속에서도 글자가 적힌 자작나무 종이가 발견되었어요. 단단한 자작나무는 팔만대장경에도 사용되었답니다. * 자작나무는 나무를 태울 때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고 하여 이름 붙여졌어요.
척박하고 건조한 땅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자작나무는 전 세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어요. 자작나무 하면 추운 나라들이 떠오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죠.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지붕에서부터 가구, 조리도구까지 자작나무로 다양한 물건을 만들었어요. 또 러시아에서는 자작나무가 건강의 상징으로 여겨져 목욕할 때 잎과 줄기를 썼고, 미국의 인디언들은 감기에 걸리면 자작나무의 연한 부분을 달여 먹었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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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겨울 여행지, 원대리 자작나무 숲 🌳
자작나무 하면 떠오르는 곳,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이에요. 한해 방문객이 3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사계절 인기 있는 여행지지만 눈 내리는 겨울이야말로 자작나무 숲의 최고 전성기라 할 수 있어요. 얇고 높은 자작나무가 가득한 숲 가운데 서 있으면, 정말 겨울왕국이 이곳인가 싶거든요. 인생샷을 건지는 건 말할 것도 없고요.😝
언제부터 이렇게 아름다운 자작나무 숲이 있었던 걸까요? 사실,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본래 소나무 숲이던 이곳은 솔잎혹파리 피해가 심각해졌고 소나무를 전부 베어버릴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1989년부터 1996년까지 7년 동안 138ha의 면적에 자작나무 69만 본이 심어졌고, 2012년 산림청은 25ha를 대중에게 개방했는데, 이때부터 원대리 하면 자작나무, 자작나무 하면 원대리가 되었어요. 약 10년 만에 가장 유명한 숲 중 하나가 되었던 거죠.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7개의 탐방로, 숲속교실, 전망대, 생태연못, 인디언 집, 나무다리, 나무계단 등의 시설이 있어 편리하게 숲을 즐길 수 있어요. 겨울(11월~2월)에는 오전 9시부터 2시까지 밖에 입장이 안 되며, 3월과 4월은 산림보호를 위해서 입산을 통제하니 꼭 참고하세요. 특히, 겨울철엔 길이 얼어버리는 경우가 있어 등산화, 스틱, 아이젠 준비가 필요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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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를 보는 엇갈린 시선 👁
자작나무의 수명은 4~50년이에요. 그러니까, 1989년부터 심었던 자작나무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거죠. 그래서 산림청은 2021~22년에 걸쳐 이를 뒤이을 숲, 후계림(9.8ha)을 조성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 후계림에 관한 논쟁이 시작되었어요.
- 수백 년의 천연림을 베어내다니 말도 안 돼 ❌ : 새롭게 만들어진 자작나무 숲은 무려 축구장 14개 넓이예요. 일부 전문가들은 잘려 나간 밑동을 보았을 때, 60년 이상 된 나무들로 희소성 높은 숲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해요. 또,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들이 농가에 내려와 피해를 주기도 하고, 한 종류의 나무로 숲을 만든다는 건 생물다양성이나 숲의 생태적 기능에도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 있기도 해요.
- 보존 가치가 낮은 숲을 벌채한 것뿐이야 ⭕️ : 산림청은 앞선 주장에 대해 오해라며, 후계림은 국립공원이나 보호구역이 아니며 나무의 생육이 불량한 지역만을 벌채하여 조성했다고 말했어요. 또한 자작나무 숲이 인제군 일대의 지역경제에 주는 긍정적 영향이 막대하며, 후계림 조성도 지역주민의 요구였다고 해요. 또한, 숲의 생태적 기능을 고려하여 후계림은 두 개의 구역을 나누어 소규모로 조성하였다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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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숭늉 | 자작나무 숲을 둘러싼 이슈! 탐방러들은 어떻게 보셨나요? 관광객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자작나무 숲을 보고 싶고, 인제군을 위해서는 자작나무 숲이 유지되는 게 맞는 것 같지만, 보존 가치가 높은 천연림을 제거하면서까지 자작나무를 봐야 할까에 대해서는 답을 내리기 어렵더라고요. 탐방러님은 원대리 자작나무 숲 논쟁, 어떻게 생각하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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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탐방레터에서는 전라남도 강진에서 열린 <내 ’일’로 나아가는 방법>을 통해 내 ‘일’을 가지고 ‘내일’로 나아가기 위해서 ‘우리에겐 무엇이 필요할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탐방러들이 들려준, 일에 대한 고민을 전해드려요.
- 출퇴근의 비효율성. 재택근무로 충분히 가능한게 코로나때 확인이 됐는데 대체 왜 아직... 출퇴근시간이 참 아까워요ㅜ
ㄴ 많은 직장인들이 지하철, 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깝다고들 하죠.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는 날, 언제 올까요?😢
- 한때 제주에 살고 싶어서 내려간 적이 있어요. 결국 6개월 만에 다시 올라왔는데요. 생각보다 관광이나 식당 일 빼고 일자리가 없어서 놀랐어요. 저는 디자이너인데요. 서울에서는 그래도 쉽게 일을 구할 수 있었는데, 제주에서는 많이 어렵더라고요.
ㄴ 농어촌 지역에 일자리가 있어도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는 없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직접 경험을 해보신 것 같아요. 대부분 회사들이 수도권에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탐방도 로컬러분들을 만나며 같은 고민을 많이 접했어요. 특히, 제주와 같은 관광지역들은 막상 자리를 잡을 때, 관광 관련된 일이 대부분이라 직업의 선택지가 굉장히 좁다고 하더라고요. 이 또한, 앞의 고민처럼 재택근무나 새로운 업무 형태가 자리잡아야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아요.
- 안양에서 서울로 왕복 매일 3시간씩 지하철에서 시간을 보냈었어요. 한창 번어웃이 와서 힘들때가 있었죠. 지금은 평창에 귀촌해서 산지 3년째, 처음에는 아무 것도 안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근데 시골이다보니까 동네 분들이 컴퓨터 잘한다고 일도 주시고 먹을 것도 주시고 하면서 어쩌다 바빠졌어요. 지하철에서 시간을 보내던 때 보다 훨씬 재미있고, 돈도 많이 벌어요. 좀 더 배워서 농업법인도 내 봐야겠다는 꿈도 생겼답니다.
ㄴ 어쩌다 사장이 되시는 건가요?! 지역에 가서 기회가 많아졌다는 분들도 많더라고요.ᑦ(⁎˙ ▿ ˙)ᐣ 생각과 달리, 너무 바쁜 로컬라이프 앞으로도 종종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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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종아 울려라! 요즘 로컬 파악하기
🧢 로컬 골든벨 | 문제 29번
일본에서 시작된 이 먹거리 운동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이는 식생활 개선으로인한 의료비 절감 뿐만 아니라, 쌀 소비 감소로 쉬고 있는 토지들을 활용하고, 농가수입에 도움이 된다는 장점이 있어요. 이 운동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힌트! 지역에서 난 것을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4글자 한자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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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 탐방러
지난 탐방 금요레터가 받은 답장이에요.
- 어느 경로로 알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우연히 탐방레터를 알게 되었고 아주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모든 것들이 서울과 수도권에만 집중되어가는 세상에서 크게 환기가 되는 이야기들로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가는 데 힘이 되기도 합니다. 크게 생각이 없었지만 탐방레터를 만나면서 저도 로컬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도 가져보게 되었습니다. 꾸준하게 지속되는 재밌고 건강한 탐방레터가 되어나가기를 응원하겠습니다.
ㄴ탐방레터를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앞으로도 뜻깊고 알찬 이야기로 매주 찾아뵐게요!
- 로컬의 청년들 또는 서울 수도권에서 로컬로 이동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실리면 어떨까합니다. 로컬에서만 만날 수 있는 문화, 브랜드에 대한 소개도 계속 연재 된다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ㄴ로컬에서만 만날 수 있는 문화와 브랜드, 탐방이 지역 구석구석 열심히 찾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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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러님의 답장을 기다려요!
오늘 준비한 내용은 어떠셨나요? 탐방에게 추천하는 탐방러 혹은 탐방지를 비롯해 좋았거나 아쉬웠던 점을 편하게 남겨주세요. 꼼꼼히 살펴서 매주 더 알찬 탐방레터로 찾아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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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낸사람 | 🌞쏠쏘르 🍚숭늉
🐙탐진 🐢길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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