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re are you, 장파리? l 파주는 수도권 사람들에게는 꽤 익숙한 지역이예요. 헤이리 마을, 출판단지, 프리미엄 아울렛까지, 근교 한나절 여행지로 많이 찾는 곳이죠. 또 49만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고(경기도에서 12번째로 인구가 많은 곳이에요.) 올해 지방자치경쟁력은 전국 6위로, 아주 큰 도시예요.(지난 월요레터에서 화성시가 지방자치경쟁력이 1위라고 언급됐던 기억나시죠?) 하지만 파주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건 극히 일부예요. 80%가 넘는 면적이 군사보호구역이거든요. 오늘은 우리가 미쳐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던 넓은 지역 중 장파리로 떠나보려해요. 장파리는 1970년대까지 미군 부대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던 마을인데요, 장파리에서 태어나 자라온 이용남 사진작가의 목소리를 따라, 장파리로 향합니다.

“장파리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까요. 저에게 장파리는 그다지 기억하고 싶은 마을은 아닙니다.

기억하기에는 너무나도 슬픈 곳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기억조차 하지 않는다면 더욱 슬퍼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떠올리기 힘듦에도 불구하고, 장파리에 대해 가능하면 많이 이야기하려 합니다.”

어린 시절에 저는 리비교가 나쁜 다리라고 생각했어요. 저 다리가 바로 미군들이 장파리로 나오는 통로라고 본 거죠. 그렇게 마을로 온 미군들이 마을 사람들을 때리고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고. 자고 일어나면 이웃집 유리창이 깨져 있고 가끔은 누군가 죽었다는 소리도 들려왔어요. 그런데 미군이 주는 초콜릿은 필요하니까 미군을 탓할 수는 없고, 어린 마음에 다리 탓을 한 거죠.

동시에 리비교는 아지트이기도 했어요. 다리 밑에 가서 돌을 던지면서 놀기도 많이 놀았죠. ‘어버버’(말을 더듬어서 불린 별명)라는 혼혈 친구와도 자주 갔고요. 철교에 돌팔매가 부딪히면서 내는 소리가 참 예뻤거든요. 이 외에도 리부교는 미군 혼혈아들이 퇴근하는 아버지를 기다리는 다리, 직업여성들이 손님을 끌기 위해 서성이는 장소, 미제 가전제품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만남의 장, 그 과정에서 오고 가던 고성과 다툼의 현장…… 그런 수많은 기억이 얽히고 설킨 곳이죠.

몇 년째 역사 올레를 진행하고 있어요. 골목골목을 다니면서 기지촌에 얽힌 역사적 사실들을 설명해 주는 거죠. 기지촌을 방문하는 대부분 사람들은 ‘이런 곳이 있었나?’하는 반응을 보여요. 특히 아이들은 ‘여기서 사람이 살았다고?’ 하며 경악하고요. 그 시대의 기지촌은 전국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도시화된 곳이었는데, 아이들의 눈에는 지저분하고 놀 곳도 없는 판자촌으로 보이는 거예요.

장파리에 미군 클럽이 정말 많았어요. <럭키바>, <DMZ클럽>, <라스트찬스>와 같은. 그 안에서 일하는 여성들도 천명 가까이 있었어요. 그러니 얼마나 아픈 사연들이 많이 고였겠어요. 장파리에는 혼혈아가 많았습니다. 어떤 강제성이 있었거나 그들이 현실에서 탈출하기 위해 미군과의 결혼, 즉 아메리칸드림을 꿈꿨던 거죠. 그 꿈도 대부분 이뤄지지 않았지만요.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이름도 없이 살거나 해외로 입양되곤 했습니다.

🤲 탐방러의 마음, 맡겨놓을게요.

지난주 탐방레터에서는 『로컬 씨, 어디에 사세요?』 를 읽었는데요, 미리 계산된 금액이나 음료명을 메모지에 기재하여 카페 게시판에 붙여두면 청소년들이 이를 통해 자유롭게 음료를 마실 수 있게 하는 ‘맡겨놓은 카페’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청소년이라는 것만으로 관심과 응원을 받아 마땅하다는 의미로 시작했다는 따뜻한 마음에 괜스레 저도 춘천에 찾아가 음료를 맡기고 싶어졌지 뭐예요. 이런 마음이 저뿐이 아닐 것 같아, 탐방러들에게도 맡겨놓고 싶은 무언가가 있는지 물었어요.☺️

• 레터를 읽으면서 어릴적 학교에 있던 양심우산이 생각났어요 :) 우체국에 엽서(편지지)와 우편요금을 맡기면 어떨까요? 우체국에 가서 직접 편지를 보내는 시대는 조금 지났지만, 맡겨놓은 편지지에 내용이 적혀 전국의 어딘가로 다시 보내진다는 게 정말 낭만적일 것 같아요
  ㄴ 엽서라니, 정말 낭만적인데요? 누군가에게 소식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도 멋진 것 같아요.
• 추억이요.
  ㄴ 오늘 탐방에서 질문한, <우리동네에 관한 기억을 들려주세요.>도 맡겨놓은 추억! 아닐까요?! 탐방러님이 맡겨놓을 추억 기다리고 있을게요.
• 웃음이 담긴 소소한 '쓸데없는 선물'입니다. 내 돈 주고 사긴 싫지만 남이 주는 선물로는 괜찮은 그런 소소한 선물로요!
  ㄴ 개인적으로, 선물은 쓸데없어야 제맛!이라고 생각해요. 내 돈 주고 사진 않을 물건, 선물로 받아봐야 일상의 새로움이 생길 것 같아서요.

로컬 에디터 2기

🚲나의 속도, 나의 방향

출근길 지하철,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두툼한 옷을 입고 지하철에 올랐어요. ‘콩나물 시루 속 콩나물처럼 사람들 사이에 낑겨 이리저리 흔들리다 보니, 나의 속도에 맞게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나갈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로컬 에디터 2기는 마지막 과제로 저마다의 속도를 타고 원하는 일과 함께하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였는데요, 원하는 삶을 향해 나가는 마음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제목을 클릭하면 인터뷰 전문을 확인할 수 있는 링크🔗로 연결돼요. 댓글은 언제나 환영!

• (📍강릉) 로컬 에디터, 주야 | 강릉에서 다채로운 퍼즐을 맞춰나가고 있어요. | 어떻게 강릉에서 일하게 됐어? 소나무 향, 커피향, 바다내음 물씬 풍기는 곳. 서울을 벗어나 강릉에 자리잡은 나영님은 삶이 다채로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대요. 어떤 그림을 완성하는지 보다, 과정을 즐기는 것이 중요하기에, 나영님은 지금도 사람들과 함께 퍼즐 조각🧩을 요리조리 맞춰나가는 중이에요.
• (📍창원) 로컬 에디터, 땡칠 | 목공의 장벽을 낮추고 싶어요. | 뚝딱뚝딱~🛠️ 무슨 소리 안 들리세요? 이곳 자작나무 공방에선 나무와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이 열심히 나무를 다듬고 있어요. 나무로 무언가를 만든다니, 선뜻 도전하기가 어려워요. 하지만 포크와 함께라면 걱정 마세요! ‘Stay, Earth.’ 지구에 남겠다는 가치로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목재와 사람을 연결하고 있답니다.🌲

보낸사람 | 🌞쏠쏘르 🍚숭늉

🐙탐진 🐢길또

함께하면 즐거움이 배가 되는

🤹 탐방레터 친구랑 같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