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들이 어디로 가세요? 저는 친구들과의 약속 장소가 주로 성수동이더라고요. 새로운 전시도 많고 맛집도 많다 보니 갈 때마다 새롭다랄까요?👀✨ 서울에서 가장 힙한 곳이라고 불리는 만큼, 거리의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밌거든요.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성수동을 힙한 장소로만 여겨지는 걸 거부해요.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이 함께 살아가는 동네인 성수동에서 주민들을 위한 아니, 주민들에 의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며요. 바로, 북 성수동의 광나루로 한 켠에 자리한 작은 상가, 도만사예요. 책방이었다가 놀이터였다가 미술관이 되기도 하는 ‘도시를 만드는 사람들(도만사)’의 조영하님을 만났어요.

저희가 뭐라도 해보겠습니다!

도만사가 있는 북 성수는 보통 ‘힙’ 성수동이라고 부르는 지역과 약간 달랐죠. 역에서 멀고 외지다 보니 여전히 공장도 많았고요. 처음에는 삭막한 공업지역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동네 사람들과 친해지면서 외지인보다 주민들이 많은 동네라는 걸 알게 됐어요. 서울 사람들이 즐기러 오는 성수동인데, 막상 우리 동네 주민들이 갈 만한 문화시설이 부족하더군요. 일상의 공간이 없는 느낌이었죠. ‘그래도 우리가 도시와 건축을 하는 사람인데, 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느 날, 1층 작은 상가에 임대 공고문이 크게 붙었더라고요. 무슨 용기인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시작했어요. “저희가 뭐라도 해보겠습니다!”하고요.(웃음) 개인적으로도 탈출구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외국에서 커뮤니티 기반 도시계획 실무자로 일했던 적이 있어요. 당시에 도시는 한 분야가 아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걸 배웠거든요. 하지만 건축 설계라는 영역에서 돌아와서 상업적인 작업을 많이 하다 보니, 정작 제가 좋아하는 도시와는 멀어지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사회, 경제, 환경, 커뮤니티 등 다양한 사람과 소통해야 하는데, 너무 많이 단절된 현실이 안타까웠죠. 그래서 도시에 대해 모두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도만사가 있어서 좋아요. 잘 쉬다 갑니다.

일상의 도시문화공간을 목표로 시작한 도만사도 쉽지 않았어요. 가장 처음에는 열린 서재로 시작했는데, 욕도 꽤 들었어요.(웃음) 예전에 슈퍼가 하나 있었거든요. 거기에 할머니들이 많이 모이시는데, “너희는 왜 그렇게 돈을 낭비하냐?!” 언제든 들어오시라고 불을 켜놓은 공간이, 할머니들이 보시기에는 사람도 없는데 불을 켜놓는 나쁜 젊은이들이었던 거죠. 무인으로 운영하다 보니, ‘아무도 없는 곳에 내가 들어가도 되는가’하는 어색함, 반감을 갖기도 하셨고요. 이 부분을 해결하고자 여러 실험을 했던 것 같아요.

원래 도만사의 운영은 오후 6시까지였죠. 한번은 문을 닫으러 한 8시쯤 왔는데, 도만사에서 주민분이 모여있는 거예요. 나가라 하기 뭐해서 그냥 문을 열어두고 집에 갔어요. 그런 일들이 종종 생겼고, 여기를 그냥 두어도 아무 일도 없다는 확신이 생겼죠. 그때부터 더 자유롭게 문을 열어두고 있어요. 그리고 동네 분들이 방명록을 남기시더라고요. “도만사가 있어서 좋아요. 잘 쉬다 갑니다.” 그렇게 주민들과 소통하기 시작했어요.(웃음)

(좌)게릴라 세레모니 : 병풍의 여행 (우)플레이시티 ⓒ도만사

📢 이 콘텐츠는 행정안전부의 2023 청년마을 사업과의 협업으로 제작되었습니다

🏡 청년을 위한 집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앞서, 인터뷰에서 만난 도시를 만드는 사람들(도만사)에 이어 청년을 위한 주거를 만드는 사람들을 소개해요. 도시를 떠나 지역살이를 선택하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지역으로 내려가면, 서울의 높은 집값에서 벗어나 더 좋고 멋진 집에서 살 수 있을까요? 넓은 마당, 2층집? 괜스레, 흐뭇하네요.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아요. 서울에 비할 건 아니나, 청년에게 지방의 주거비도 절대 저렴하지 않거든요. 또 주거 형태도 다양하지 않죠.

이러한 지역살이 청년 주거를 위해, 청년마을과 전문가들(민간멘토단*)이 모였다고 해요. 바로, 지난 10월 26일 보은의 청년마을 ‘라이더타운회인ㅎㅇ’에서 열린 ‘청년 공유주거 컨퍼런스’예요.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청년마을을 중심으로 주거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더 많은 청년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논의했어요. 탐방러도 공감할 수 있고 도움이 될 만한 전문가들의 주요한 의견을 전해요. *전국의 여러 청년마을이 지속가능하고 보다 발전하기 위해 그들이 당면한 문제를 논의하는 전문가 멘토단이에요.

🎙“현장의 설계가 전문가보다 중요해”

청년이 중심이 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땅? 건축가? 시공사? 건축 전문 미디어, 브리크매거진의 정지연 대표는 공간의 사용자인 청년들이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것인지, 여기서 무엇을 할 것인지 그들이 직접 방향을 정해가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어요. 건물을 지을 때도, 건축주가 일주일에 한 번은 공사 현장에 가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면서요! *건축 전문 미디어, 브리크매거진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인 청년마을, 청년과 주거를 발전시키고 전달할 매체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컨퍼런스를 기획했어요.

🎙“코리빙, 함께 거주하는 게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것”

MZ세대의 새로운 주거 유형이라 할 수 있는 코리빙(co-living, 공유주거). 비싼 집값을 서로 나누어, 비교적 더 좋은 집에서 살 수 있어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어요. 그런데, 청년마을이야말로 코리빙 아닌가요?! 공간 디벨로퍼인 플랫그라운드의 선주현 대표는 한 공간에서 머물며, 놀고, 즐기고, 일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코리빙이라며, 서울의 코리빙에서는 다양한 일자리를 만날 수 있다고 말했어요. 하물며,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중요한 지역에서는 일자리와 같은 코리빙의 부가가치를 더 높여야 한다는 거죠.

🎙“빈집, 주거의 다양성을 높일 수 있는 자원!”

더 많은 사람이 지역에서 살아보기를 경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는 블랭크는 남해와 제주, 영주를 비롯한 전국에 빈집 공유 플랫폼 유휴를 운영하고 있어요. 지역의 빈집을 수리하여 집이 필요한 사람들과 연결하는 프로젝트로, 빈집 정보, 매매에서부터 지역의 이야기를 알리는 작업까지! 이 과정에서 문승규 대표는 지역에 갈수록 주거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걸 몸소 느꼈대요. 앞으로 청년마을도 ‘청년’을 두리뭉실하게 볼 게 아니라, 1인 가구, 신혼부부, 아이가 있는 부부 등 세분화해야 좋은 청년주거가 탄생할 수 있을 거라는 의견이었어요.

🎙“서울을 떠나는 방법 보다, 지역에서 잘 사는 법”

판타지 촌라이프, 팜프라! 한 번쯤은 들어보셨죠? (다큐멘터리 영화도 있다는…!🎬) 팜프라의 유지황 대표는 지역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여러 실험을 해왔어요. 그리고 그 경험으로 지역에서는 단 하나의 상품/서비스만으로 정착하기 어렵다는 걸 알았대요. 지역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에게 맞는 일이 무엇인지를 다양하게 테스트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죠. 또, 지역의 청년정책을 잘 확인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팁도 전해주었어요.

🧪 탐방러가 추천하는 과학 콘텐츠

지난주 탐방레터에서는 과학과 로컬의 만남! 삼청동에 위치한 과학책방 ‘갈다’의 미영님과 지현님을 만났어요. 갈다에서 일하며 두 분이 몸소 느낀 과학의 매력과 함께, 더 많은 사람이 과학을 재밌고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활동과 콘텐츠도 알려주셨죠. 참, 탐방러를 위한 과학책도 추천받았는데요. ‘로컬을 어디까지라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면, 그 끝은 지구에 닿는다는 관점이 신선하고 흥미로웠어요.(추천해 주신 책, ‘브레이킹 바운더리’ 읽어봤나요?😊) 탐방러가 추천하는 과학 콘텐츠는 무엇이 있는지 물었는데요, 답변을 함께 나눠요. :)

• 최근 'MIT 테크놀로지 리뷰'를 구독하게 됐어요. 최근 또는 근미래 과학기술 이슈 관련한 기사나 칼럼들을 볼 수 있더라고요.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이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서 구독 가치 있는 것 같습니다.ㅎㅎ 특히 ! 최근의 과학기술 이슈(AI, 바이오, 기후변화/에너지)를 알 수 있다는 포인트가 가장 맘에 드네용 요즘의 과학기술 이슈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추천합니다 !
• <불확실성의 시대> - 오펜하이머가 원자 폭탄 만드는 이야기라면, 이 책은 양자역학이 어떻게 정립되었는지, 그 시대의 과학자들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보여줍니다.
• 김상욱 교수님이 나오는 영상들은 다 쉽고 재미있어요. 승훈이 잘 알게떠염.

보낸사람 | 🌞쏠쏘르 🍚숭늉

🐙탐진 🚙다마수 🐢길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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