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컬 에디터 인터뷰ㅣ경기도의 이태원, 평택을 아시나요?

이름조차 생소한 도시, 평택. 유명한 특산물이나 알려진 관광지도 없기에 특별히 방문할 이유가 없던 동네였죠. 주변에서도 ‘무색무취한 지역’에 갈 일이 뭐가 있냐는 반응이 많았고요. 하지만 최근 그 생각이 바뀌게 됐어요. 28년을 오직 평택에서 보낸 남자친구와 그런 남자친구를 따라 평택 데이트를 다니다가 ‘*평며들어버린’ 여자친구, 이 둘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로컬평택(@local_pyeongtaek)을 발견했거든요. 다양한 로컬 문화가 담긴 평택의 상점을 소개하기 위해 주말마다 열심히 평택을 돌아다닌다는 둘. 둘의 시선으로 소개하는 평택, 그리고 그런 평택의 매력을 더 가까이서 느끼고자! 설레는 마음을 안고 인생 처음 평택에 다녀왔습니다.

*평며들다: '평택' + '스며들다'의 합성어

Q. 안녕하세요, 탐방러에게 인사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인스타그램 계정 로컬평택을 운영하는 28살 동갑내기 예비부부예요. 12월 결혼식을 올리기 전 평택에 미리 신혼집을 마련하여 함께 살고 있어요. 남자친구는 평택에서 태어난 28년 차 평택 토박이예요. 저는 인천에서 살다가 이제 평택에 정착한 지 약 1년 정도 됐고요. 제가 평택에 놀러 갈 일이 있으면 남자친구가 항상 본인이 맛있게 먹었던 맛집을 데려갔어요. 함께 한 추억을 기록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올렸더니 어느새 즐겨보던 ‘탐방’에서 인터뷰하는 날도 오네요.(웃음)

인스타그램 @local_pyeongtaek 프로필 Ⓒ로컬평택

Q. 평택이 어떤 도시인지 들려주세요

평택은 경기도의 이태원이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평택에 다양한 나라 사람이 살고, 그들의 문화가 공존하거든요. 평택역 인근 구도심에 들어선 음식점이나 가게만 봐도 그 특징을 쉽게 알 수 있어요. 왼쪽에서 미국 바이브가 물씬 느껴지는 바버샵이나 햄버거 가게를 봤다면 오른쪽에서는 중국어가 크게 적힌 간판의 양꼬치 가게를 발견할 수 있죠. 조금만 더 걸으면 베트남 직원이 가득한 쌀국수 가게가 눈앞에 있고요. 가게 주인 대부분은 각 나라의 현지인이에요. 이처럼 평택에 외국인 비율이 높은 건 아무래도 미군 부대와 평택항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싶어요. 군 복무를 위해 한국에 터전을 잡은 미국인, 동남아로 통하는 항로가 대거 신설되면서 유입된 중국, 베트남인. 그들이 평택에 터를 잡고, 상점을 차리고 점차 평택을 점령해 버린 거죠.(웃음) 덕분에 여행을 가지 않아도 그 나라에 가 본 느낌이 들어 좋아요. 음식 맛에 괜히 더 신뢰가 생기기도 하고요.

Ⓒ다람이

🐣 로컬 에디터 인터뷰ㅣ경기도의 이태원, 평택을 아시나요?

단골 맛집, 자주 가던 카페. 좋아하던 곳의 흔적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것이 들어서 아쉬웠던 경험 다들 있으실 거예요. 남들에게는 그저 그런 공간일지라도 나에게 특별한 추억이 있다면, 사라진 곳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크게 느껴질 텐데요.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도 그런 동네라고 합니다. 얼마 전, 사라져가는 휘경동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이 담긴 팝업스토어가 운영되었다고 하는데요. 실제 팝업이 진행되었던 카페 ‘미드나잇 롤러코스터 클럽(이하 미롤클)’에서, 팝업 기획 및 총괄을 맡으신 '슬'님의 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

'낭만은 휘경에서 : 사라지는 것들을 사랑한 그해 여름' 포스터 ©슬

Q. 최근 ‘낭만은 휘경에서’라는 팝업스토어를 기획하셨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기획하시게 되었나요?

‘휘경동 골목에 낭만의 바람을 불어넣을 당신을 기다립니다!’라는 문구를 봤어요. 동대문구문화재단에서 주최한 골목상권 활성화 프로젝트 공고문이었는데요. 보자마자 자연스럽게 흥미가 갔어요. 제가 현재 공유주택에 살고 있는데, 함께 사는 친구들에게 같이 하자고 제안했죠. 하는 일도 다르고 거주지를 공유하면서 만난 사이지만, 예전부터 비슷한 프로젝트를 같이 해와서 이번에도 함께 팝업스토어를 기획하게 되었어요.

Q. 휘경동 골목에 낭만이라, 굉장히 흥미롭게 들리는데요. 팝업스토어는 어떤 내용이었나요?

휘경동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카세트테이프를 들으면서 골목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었는데요. 휘경동에는 골목이 되게 많아요. 그래서 ‘휘경 던전*’ ‘회기 던전’이라고 불린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는 이 골목이 많은 점을 활용해서 팝업스토어를 기획하고자 했어요. 처음에는 스탬프를 찍으며 정해진 코스를 돌아다니는 골목 투어를 생각했었는데, 날씨가 더워서 15분 정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방향으로 바꿨어요. 사람들이 테이프를 듣는 것에 조금 더 집중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골목을 돌아다니고 난 뒤에는, 카페에서 여러 체험을 하실 수 있도록 했어요. 저희가(여기 미롤클 포함해서) 카페 2곳을 대여했는데요. 엽서에 편지쓰기, 플레이리스트 신청, 카세트테이프 녹음 등을 할 수 있었어요. 이번 팝업스토어를 통해 사람들이 휘경동에 대한 새로운 추억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던전 : 과거 성안에 있던 지하 감옥을 뜻하는 말로, 그만큼 휘경동은 골목이 많고 길이 복잡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인터뷰 현장에서 본 슬님의 기획노트 ©실버

Q. 프로젝트를 하면서 바라본 휘경동은 어떤 동네 같나요?

사실 저는 휘경동에 아무런 연고가 없어요. 근처에 살아서 휘경동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제대로 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처음 왔을 때는 골목이 너무 많고 복잡해서 프로젝트를 어떻게 진행해야 하나 걱정이 많았는데요.(웃음) 준비하면서 정이 들더라고요. 뭐랄까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쌍문동 느낌이 났달까요. 대문도 활짝 열려 있고, 이웃끼리 이야기하는 모습도 많이 봤거든요. 서울 같지 않고, 굉장히 정감 있는 동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사라져서 아쉽지만, 사람들이 꼭 기억했으면 하는 휘경동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준비하면서 알게 된 것인데, 많은 가게들이 생겼다가 일찍 문을 닫는다고 하더라고요. 재개발 지역에 워낙 동네가 오래돼서 그런 것 같은데요. 잘 살펴보면 곳곳에 좋은 곳들이 많거든요. 여기 '미롤클' 카페도 그렇고요. 최근에 '밥심'이라는 한식집도 알게 되었는데요. 이런 곳들이 오래 자리를 지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 from 탐방러

지난 탐방 수요레터가 받은 답장이에요.

• 이뭉운 탐방러 님의 기차 예매 환승 팁과 여행 예산 어플을 소개받을 수 있어서 아주 유용했어요.
  ㄴ 알차고 유용한 여행 정보로 가득했던 이뭉운 탐방러님의 꿀팁💕 많은 탐방러에게 소개할 수 있어 탐방도 기뻐요!
•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정말 많지만, 여행방식은 모두 제각각인 것 같아요. 100명의 여행자가 있으면 100가지의 여행방식이 있지 않을까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여행을 계획하고 즐기는지 궁금했는데 이렇게 여행 꿀팁을 알아갈 수 있어서 좋네요!! 제 다음 여행에 참고해서 더 풍부한 여행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여행 방식이 완전히 다른 두 분의 이야기를 소개해 주셔서 좋았어요! 저랑 비슷한 분도 있고, 정반대인 사람도 있으니, 다음에는 제가 해보지 않았던 방식으로 여행을 계획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덕분에 슬기롭고 야무지게 로컬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추가로 가독성이 넘 좋게 레터를 작성해 주시는 거 같아요!! 다른 레터도 여럿 구독하고 있는데 빨리 또 다음 편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레터는 탐방레터가 처음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다양한 로컬소식 기대하겠습니다~~~ 넘 재밌고 유익해요!
  ㄴ 여행을 즐기는 법도 방식도 달라서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다양한 로컬, 더 많은 탐방러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ଘ( `˘´ ଓ⁾⁾)
• 저는 국내 여행을 하면서 그 도시의 역사와 스토리텔링을 접해서 그 지역을 이해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알려주신 꿀팁들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ㄴ 여행의 재미를 더하는 것 중 하나죠~! 앞으로 더 많은 꿀팁 소개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 로컬복덕방에서 로컬 경험(여행)자 얘기들 많이 다뤄주세요 :)
  ㄴ 그럼요, 탐방에게 맡겨주세요!💪 탐방러도 로컬 경험(여행)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로컬복덕방에 제보해주세요~
• 최근 묵호 여행을 갔다 왔어요.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 예쁜 카페를 발견해 들어가 테이블에 동해-묵호 관련 매거진을 발견했는데, 그 안에 다양한 장소와 맛집들 소개가 있더라구요. 여행 마지막 날 마지막 장소인 카페에서 본 매거진이라 다음에 또다시 여행을 와야겠다고 다짐하고 돌아왔는데 탐방의 참견 마지막에 여행전문 잡지, 온라인 매거진을 추천하는 내용이 공감이 된 것 같아요 :)
  ㄴ 잡지마다 소개된 다양한 콘텐츠를 볼 때면, 여행 가고 싶은 생각에 참을 수 없을 때가 많죠~ 특히 저는 KTX 안에서 읽는 KTX 매거진이 너무 좋아요 ( -ᴗ-⸝⸝ก)
• 로컬여행 부러워하기만 했었는데, 계획형 탐방러와 즉흥형 탐방러를 보면서 로컬여행이 완벽하고 근사해야만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특히, 버스투어나 택시투어 등 새로운 여행방법도 알게 되었어요. 버스투어는 무한도전 '언니의 유혹'편 에피소드에서 가을버스투어를 가는 거를 보긴 했어도 이렇게 활성화되어 있는 줄은 몰랐거든요. 탐방의 참견에서 소개해 준 홈페이지를 둘러보며 몸은 직장에 있지만 마음만은 이미 탐방을 다니고 있습니다◟(∗❛ᴗ❛∗)◞
  ㄴ 완벽하고 근사하지 않아도 충분히 그 자체만으로 여행엔 의미가 있는 법! 이제는 부담감 없이 즐거운 로컬여행을 즐기길 바랄게요!🥰

보낸사람 | 🌞쏠쏘르 🍚숭늉 🐙탐진 🍀서기 😏만쥬

함께하면 즐거움이 배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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