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러님, 아주 따뜻한 주말 보내셨어요? 빨리 핀다던 봄꽃이 좀처럼 피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어제는 낮 기온이 20도가 넘을 만큼 완연한 봄이더라고요. 오랜만에 미세먼지도 없어서 외출도 맘껏 했어요. 그러면 뭐하냐고요? 오늘 하늘은 먹구름, 곧 전국에 비가 내린다고요?! 너무 우울해하지 마세요. ( ✋˙࿁˙ ) 봄비야말로, 봄의 정령이잖아요.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세상이 푸릇푸릇한 봄의 색으로 가득 찰 거예요. 그래서일까요. 비 내리는 월요일이 참 기쁘고 설레네요. 봄비가 내리면 / 온통 그 비를 맞으며 / 하루 종일 걷고 싶다 / 겨우내 움츠렸던 세상을 / 활짝 기지개 펴게 하는 / 봄비 / 봄비가 내리면 / 세상 풍경이 달라지고 /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 - 용혜원님의 봄비 中
- 탐방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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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 로컬 소식 꾹꾹 담은 월요레터
1. 😢 자긍심만으론 못 살아요
2. 주변 인구와 경제를 흡수하는 이 현상은?
3. 다양한 로컬 소식 카테고리별로 한 눈에 정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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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브라질에서 열린 34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한국의 역사 마을 : 하회와 양동’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어요. 유네스코는 건축물, 정자, 정사, 서원 등 전통 건축물이 조화롭고, 배치 방법 및 전통적 주거문화가 조선시대 독특한 유교적 양반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어요. 특히 오랜 시간 동안 온전하게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찬사를 받았는데, 공간과 그 안에 담겨있는 삶이 유산으로 함께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져요. 하긴, 하회마을이나 양동마을에 가면, 민속촌 혹은 세트장에서 느끼지 못한 감동을 경험하잖아요. 만들어진 전통이 아닌, 지금도 주민들에 의해서 살아있는 전통이 유산인 거죠.
오늘 갑작스레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결정문을 찾아본 건 얼마 전 뉴스 때문이에요. “자긍심만으론 못 살아요” 라는 뉴스에는 하회마을과 양동마을 주민들의 불편함이 담겨 있었거든요. 처음에는 관광객이 1년에 100만 명이 온다고 하니 많은 관광지에서 발생하는 ‘오버투어리즘’ 문제인가 싶었는데요. 그것과는 또 다른 문제가 있더라고요. 2010년 전국이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떠들썩했던 기억이 나는데, 모두에게 좋은 건 아니었나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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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집
두 마을의 주민들은 2024년을 살아가지만, 생활환경은 마을의 역사만큼이나 과거에 머물러 있어요. 화장실도 외부에 있는데요. 왔다 갔다 힘들기도 하지만, 겨울이면 너무 추워서 화장실 가기도 무서워요. 왜 아직까지도 이렇게 사냐고요? 허락해 주지 않아서요. ̗̀(ꀬ⏖ꀬ∴) 문화재라, 공사를 하기 위해서는 문화재청에 허가받아야 하거든요. 화장실도 7년째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요. 문지방 하나를 수리하기 위해서도 보통 6개월이 넘는 허가 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화장실 이전 공사는 얼마나 큰일일지 감이 오시죠? 그래서 집마다 장판 밑은 곰팡이가 피고, 물이 새기도 하고, 작년 폭우로 무너진 담당은 아직도 수리가 안 되었죠. 이렇게 불편하니 어디 살 수 있겠어요. 세계유산 지정 이후에 하회마을에서는 25명, 양동마을에서는 156명의 주민이 마을을 떠났다고 해요.
🏚 톨레랑스(tolerance)의 한계
마을의 방문객이 매우 많이 많기 때문에 건물 수용 능력과 주민들의 관용(tolerance)을 존중하도록 보장할 필요가 있다.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결정문의 ‘보호 및 관리 요구 사항’에 나오는 문구예요. ‘톨레랑스’라는 프랑스 단어는 늘 어려워요. ‘관용’이라고 간단히 해석할 순 있지만 여러 글을 보면 관용을 넘어서는 더 풍부한 해석이 있는 것 같아요. * 참고로 관용은 국어사전에서 남의 잘못 따위를 너그럽게 받아들이거나 용서함, 다른 의견과 행동을 허용함 등으로 풀이되고, 톨레랑스라는 말을 우리 사회에 들여온 책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에서는 ‘다양성과 타인에 대한 배려’, ‘내가 동의하지 않는 생각을 용인하는 것’ 정도로 해석했어요.
유네스코가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을 세계유산으로 지정하면서 ‘주민들의 톨레랑스(the tolerance of residents)를 존중하라’ 고 결정문에 기재한 건, 어쩌면 오늘날 같은 일이 나타날 것을 예견한 것 아닐까요. 무허가 건축물의 증가는 문화재 가치의 하락으로 볼 수 있지만, 주민 생활 측면에서는 일상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일이잖아요. 주민에게 무조건적인 관용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일까요? 어떤 면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서로를 배려하는 톨레랑스로 맞춰온 균형이 이제 한계가 드러난 것일 수도 있겠네요.
🏚 왜 수리하지 못하니
지난달에 발행된 문화재청 보도자료에는 ‘가옥의 생활 기본시설’은 문화재청 허가 없이 설치 및 수리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요. 이미 2011년 관련 규정을 제정해 부엌, 화장실, 욕실, 냉난방시설 등의 허가권을 지자체에 위임했대요. 한편, 마을에 할당된 문화재 보수 정비 예산 집행률은 10%대로 아주 낮았어요. 정리하자면, 허가 없이 수리가 가능하고 돈도 있었지만,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인 거예요. 결국 이슈의 핵심은 소유주(주민)와 지자체 간 협의 과정이 길어지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어요.
반면, 일부러 수리하지 않는 주민들도 있어요. 경주시 양동마을은 크게 기와집과 초가집으로 구분돼요.(2023년 기준으로 양동마을에는 기와집 183채, 초가집 242채가 있어요) 초가집은 지붕을 짚으로 엮어 만든 ‘이엉’만을 사용해 지붕을 수선할 수 있어요. 하지만 초가지붕은 비가 새기도 하고, 짚으로 만들었다 보니 벌레가 많아 굼벵이의 배설물이 떨어지고 해요. 이렇게 불편한데, 매년 지붕을 바꿔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고요. 그래서 주민들은 관리가 편한 기와지붕으로 바꾸고 싶다고 건의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초가지붕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수리가 필요하지만, 임시로 천막으로 지붕을 덮어 생활하고 있는 거죠. 사실 양동마을의 초가지붕은 과거 새마을운동으로 슬레이트 지붕으로 많이 바뀌었지만 원형 보전을 위해서 다시 초가지붕을 덮은 집도 많다고 해요. “초가집 지붕이 슬레이트로 바뀐 것도 양동마을의 역사 아니냐”는 주민의 말이 인상적이에요.
탐방은 이 문제를 알아보며, 두 마을이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들었어요. 역사 마을의 가치는 사람들이 삶을 이어나갈 때 의미가 있을 텐데 말이죠. 외부의 편리한 생활환경에 익숙해진 후손들이 역사 마을에 귀촌하여 생활하기엔 어려움이 많을 거예요.(아니, 불가능에 가까울 것 같아요) 오늘 소개한 주거 환경 이슈는 마을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요소 중 일부에 지나지 않아요. ‘한국의 대표적인 씨족 마을로 등재된 하회와 양동’을 위해서는 고령화, 저출생, 수도권 쏠림 현상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헤쳐 나가야 하기 때문이죠. 전통을 이어가는 일, 관용이 아닌 어떤 것이 필요한지 고민해 봐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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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방 | 오늘 소개한 두 역사마을이 지속되기 위해 우리가 가장 빠르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마도 관심이 아닐까요? 우리의 발걸음이 두 마을에 작지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사람들이 지금도 살아가는 마을임을 인식하고 오랜시간 전통을 지켜나가는 주민들에게 경의를 표하면서요. ( ◜‿◝ )*.✧ 두 마을 모두 가고 싶지만, 우리 몸은 하나. 어쨌든 한 곳을 먼저 가야할텐데요. 탐방러님은 어느 마을에 먼저 발걸음을 옮기고 싶나요? 선택에 도움을 드리자면, 우리나라에서 조선 시대 전통이 가장 잘 남아있는 마을이자, 같은 성씨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집성촌인 두 마을은 비슷한 듯 달라요. 하회마을은 요즘 신도시처럼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온 사람들이 만든 마을이고, 양동마을은 서로 다른 두 집안이 결혼해서 만들어진 마을로, 형성 배경부터 다르고요. 지형적인 매력도 다른데, 하회마을은 낙동강이 마을을 휘감아 지나가고, 양동마을은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모습이에요. 탐방러님, 당신의 선택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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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월요레터에서는 강진, 해남, 영암의 매력적인 연대, ‘강해영’을 다루었어요. 프랑스 남부 권역 관광지인 프로방스를 벤치마킹하여, 전라남도 최대 관광지인 여수, 순천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자 하는 포부를 전했죠. 이렇듯 지역끼리 연대하는 사례는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탐방러들에게도 조합해보고 싶은 지역이 있는 물었는데요. 아쉽게도 답변이 돌아오지 않았어요. (|||❛︵❛。) 대신! 탐방이 새롭게 등장한 지역 조합을 소개할게요.
- [속고양]
ㄴ 탐방 로컬 에디터 2기 다람쥐님이 소개해 주신 단어예요. 속초, 고성, 양양의 줄임말이죠. 바다로 연결된 셋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예요. 올여름 바다 여행지로 속고양 어때요?
- [장보고]
ㄴ 장흥, 보성, 고흥을 뜻해요. 전라남도 해안가를 따라 여행할 수 있는 지역들이죠. 장흥에서 삼합을, 보성에서 녹차를, 고흥에서 유자를! 먹거리 여행으로도 손색없어요.
- [무진장]
ㄴ 139번째 탐방레터에서 소개한 적이 있어요. 무주, 진안, 장수를 일컫는 말로, 세 지역을 관통하는 ‘무진장 여객’이라는 버스회사도 있어요. 전라북도에 간다면 세 곳은 꼭 한 번에 다녀와야겠네요!
- [ B.Y.C ]
ㄴ 속옷 브랜드? 아니죠! 봉화, 영양, 청송을 뜻하는 단어랍니다. EBS 한국기행에서 경상북도 3대 오지로 다루어진 적이 있는 지역들이기도 하죠. 육지 속의 섬이 궁금하다면, BYC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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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종아 울려라! 요즘 로컬 파악하기
🧢 로컬 골든벨 | 문제 40번
‘이 효과’는 대도시의 교통 인프라가 발달하면 할수록 주변 중소도시의 인구와 경제를 흡수하는 현상을 말해요. 대도시는 점차 과밀화되고 주변의 작은 도시들은 쪼그라들어가는 것을 일컫는데요. 단어가 생겨난 배경은 1960년대 일본이에요. 도쿄와 오사카로 인구가 몰리자 일본 정부는 인구 분산을 기대하며 고속철도인 ‘신칸센’을 내놓게 되는데요, 오히려 대도시의 경제가 더욱 활성화되는 역효과가 일어났어요. 지역 사람들이 편리한 고속철도를 이용하여 대도시에서 문화와 소비 생활을 향유하기 시작한 것이죠. 또한, 지역에 대규모 쇼핑몰이 생기면 5km 이상 떨어진 지역의 매출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고요, 신도시인 세종시가 충청권의 인구를 빨아들인다는 것도 알려진 사실이에요. 이렇듯 대도시가 주변 소도시의 인구와 경제를 흡수하는 현상을 뜻하는 ‘이 단어’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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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 탐방러
지난 탐방 월요레터가 받은 답장이에요.
- 제목, 구성, 글내용... 즐겁고 좋아요! 스팸메일들이 난무하는 속에서 기다리는 레터.
ㄴ (۶•̀ᴗ•́)۶—̳͟͞͞♡ 기다려지는 레터라니, 뿌듯하고 뭉클한걸요? 더 기다려지는 탐방레터가 되도록, 매주 알찬 내용으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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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러님의 답장을 기다려요!
오늘 준비한 내용은 어떠셨나요? 탐방에게 추천하는 탐방러 혹은 탐방지를 비롯해 좋았거나 아쉬웠던 점을 편하게 남겨주세요. 꼼꼼히 살펴서 매주 더 알찬 탐방레터로 찾아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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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낸사람 | 🌞쏠쏘르 🍚숭늉
🐙탐진 🐢길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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