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을 나서는 청춘들의 목적지는 대개 비슷해요. 성심당에 가거나 칼국수를 먹고 성심당에 가거나죠😎 이처럼 대전이 콘텐츠가 부족한 건 아마도 역사가 짧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한밭’이라는 작은 마을에 1900년대 철도가 깔리면서 엄청나게 성장하여 만들어진 도시가 대전이거든요. 100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교통의 요지이자 첨단과학기술의 메카로 발전하기도 바쁜데,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는 도시 보다 콘텐츠가 적은 건 당연한게 아닐까요? 하지만 100년 만에 대도시를 만든 대전의 저력이라면, 즐거운 콘텐츠로 가득찬 도시를 만드는 것도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오늘 소개할 조영래 작가를 통해서 대전의 새로운 변화를 미리 만나보세요.

예술과 희망, 내가 좋아하는 두 개를 엮어보자

희망이라는 단어를 좋아해요. 내가 좋아하는 두 개를 엮어보자는 생각으로 예술을 통한 희망, 희망을 위한 예술을 해보고 싶었어요. 제가 이끄는 비영리단체인 아트앤호프는 주로 원동과 인동이라는 지역에서 활동하는데, 두 곳 모두 산업의 변화로 쇠퇴를 겪고 있는 마을이에요. 원동은 대전의 첫 번째 철공소 시장, 인동은 첫 번째 쌀 시장이었거든요. 그 지역의 스토리를 예술과 접목하고 여러 분야의 창작자들과 함께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있어요.

아트앤호프도 희망과 예술의 결합이라고 볼 수 있어요. 대학시절 전공에 따라 서로가 단절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때 학과 구분 없이 교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담은 그룹이, 아트앤호프였죠. 막상 단체를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지만, 이끌어주는 사람이 없다 보니 힘든 일도 종종 겪었어요. 벽화를 그렸는데 돈을 못 받거나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하기도 했죠. 한 번은 관광지를 활성화하는 일에 참여했는데, 예술가들의 아이디어로 관광지는 활성화되었지만 결국 예술가들은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몸소 체험했어요. 그때가 집단으로서 힘을 가져야겠다고 다짐을 한 순간이었죠. 그 이후로 아트앤호프는 예술가가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도울 수 있는 단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더 폭넓고 활발한 활동으로 입지를 다지면서요.

더 이상 노잼도시는 없을 거예요.

2022년부터는 대전 청년마을 ‘철부지’*를 만드는 일에 참여하고 있어요. 철부지 청년마을은 철공소 마을 원동에서 새로운 철문화 공동체를 만들고 있어요. 청년의 생활인구를 계속 늘리는 일을 하는데, 저 역시 활동 청년으로 원동 마을의 스토리를 가지고 청년마을에서 만난 또 다른 청년들과 새로운 결과를 만들고 있어요. 철괴나 금괴 모양의 틀 안에 제빵사 친구가 초콜릿을 넣거나, VR 증강현실을 활용해 아이들의 대장간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하고요. *대전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은 대전광역시와 대전 동구청이 주관하는 청년마을 조성 사업으로, 청년이 중심이 되어 지역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체를 구축하는 활동이에요.

올해 4월에는 철부지가 특별한 플리마켓을 열어요. 철문화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원동만의 플리마켓을 준비하고 있어요. 운동을 하면 전기가 생산되는 인력발전소 프로그램, 아령을 모티브로 한 빵도 계획하고 있고, 철공소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아령 트로피를 건 보디빌더 대회를 구상하기도 하면서요. 사람들이 철공소 거리를 재밌게 즐기고 다가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려고요. 철부지의 청년들과 함께 열심히 준비할 테니, 그 결과를 보러 꼭 구경오세요.(웃음)

🏭  뚝딱뚝딱- 윙~ 공업거리가 변하고 있다!

영래님이 활동하고 있는 대전 원동의 철부지처럼, 전국에는 공업단지, 공업거리가 꽤 많아요. 불과 얼마 전까지 첨단산업의 집약소였던 그 지역들은 어느새 피하고 싶은 공간이 되었죠. 하지만 최근 들어 청년에게는 새로운 호기심과 자극의 장소로, 중장년에게는 추억의 장소로 여겨지며 공업거리가 살아나고 있어요. 그 시작은 저렴한 임대 공간을 찾던 예술가, 창업자, 창작자들이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그곳을 찾아가죠.  탐방러님의 동네에도 그런 공업거리가 있나요? 철 속에서 새로운 희망, 변화를 이끄는 공간을 소개해 주세요. 가게, 전시장, 학교, 식당… 어떤 곳이라도 좋아요.

로컬, 이번엔 ‘쓰기’다.

🐣 탐방 로컬 에디터 3기의 '나의 로컬 OO'

도시부터 농촌까지 에디터들의 다양한 동네 이야기를 만나보아요. 알고 있던 로컬은 더 깊이 있게! 몰랐던 로컬은 더 새롭게! 밑줄을 클릭하면 글 전문을 확인할 수 있는 🔗링크로 연결돼요. 댓글 환영!

• 밍(📍목포) | 나의 고향, 나의 도피처 목포. 비 내리는 호남선 남행 열차의 도착지. 한때 벗어나고 싶었지만 떠난 뒤에 뒤돌아보니 언제든 다시 돌아올 나를 맞이해주고 있었던 안식처 목포를 나눠요.
• 횾(📍대전) | 대전을 빵의 도시로만 알고 있다면? 대전역에서 10분 거리,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 굽어진 길들 사이로 시간을 품은 벽돌집들이 있는 ‘소제동’으로 함께 떠나요.
• 벨벨(📍인제) | '인제'와 생각해 보니. 적막과 고독이 내려앉은 깊은 두메산골이지만, 덕분에 쏟아지는 찬란한 별들을 마주할 수 있는 이곳 인제. 사람이 먹고사는 이곳, 같이 볼래요?
• 초코(📍용산) | 고향에 발붙이는 중입니다.  사는 곳도, 태어난 곳도 서울. 시골만 고향인가? 나의 고향 ‘서울’에 발 붙이는 연습 중입니다. 우리 가족의 뿌리가 있는 동네, 그리고 뿌리서점. 소중한 추억 들려드릴게요.
• (박견📍평촌) | 학창 시절 추억이 녹아있는 공간, 평촌도서관. 안양에 산 지 25년째, 인생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 곳, 평촌도서관. 함께 성장하고 변화해 온 나의 소중한 장소를 소개해요.

🤳 [mission] 로컬 에디터들은 ‘로컬 섭외하기’라는 주제로, 각자의 동네에서 영화, 드라마, 예능 등 영상 콘텐츠를 찍을 만한 장소를 찾아왔어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요? 🎞

마구모 (📍안양) | 열차처럼 생긴 식당이라니, 재밌지 않나요? 독립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렸어요.

강티카 (📍거창) | 푸르른 계절이면 맹꽁이 서식지인 달성습지 주변 인공림이 그늘을 드리워주고 가을이면 갈대밭이 장관입니다.

송글맵 (📍잠실) | 코끝을 간질이는 고소한 빵 냄새, 빵가루를 잔뜩 뒤집어쓴 파티시에.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지 않나요?

밍 (📍목포) | 청춘 드라마를 보면 높은 곳에서 크게 소리치며 다짐하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그런 청춘물에 한 번쯤 나오면 좋겠어요.

이지 (📍안양) | 안양시의 APAP라는 공공예술축제에요. 아이들의 등굣길이 떠오르는 조형물 작업을 소개합니다.

위즈덤 (📍시흥) | 제가 살고있는 경기도 시흥시입니다:) 인구 약 50만의 도시로, 앞으로 발전이 기대돼요!

수수 (📍춘천) | 남해 상주면을 산책하다 보니 영화 <안경>이 떠올랐어요.

Judy (📍부천) | 도당산 근처에 있는 백만송이 장미원은 5월이면 색색의 장미들이 가득하답니다. 낭만적인 장면이 필요하다면 이 곳은 어떨까, 했어요.

나만의 로컬 시선을 키우고, 전국구 친구를 만들자!

탐방 로컬 에디터 3기 (심화 과정) 모집

💌 from 탐방러

지난 탐방 수요레터가 받은 답장이에요.

• 전문적인 답변을 하기엔 아직 내공이 부족해서 이 코너로 매워니님의 고민을 나누고 싶어요! 한달살이가 지역 이주에 도움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해요. 6번의 지역 이주를 통해 얻은 것을 토대로 말씀드리자면, 지역에서 산다는 것은 실제로 그 지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고 살고,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등 다양한 지역 자원들을 알아야 하고, 그것들을 알려주고 나누어 줄 사람들과 연결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다른 지역으로의 이주를 고민하면서 X세대 전환 탐색캠프 '로컬X체인지@완주'를 알게 되었어요. 자녀가 있고 귀농·귀촌 하고 싶으신 분들 등을 대상으로 지역을 탐구하는 일정으로 구성되어 있고 자녀와 동반할 수 있는 일정도 있었더라고요. 이런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조금씩 다양한 지역과 주말마다 가까워져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23년에 진행했던 건데 링크 공유해볼게요~ https://blog.naver.com/cart3355/223077107663
  ㄴ 내공이 부족하다니요~ 너무 좋은 프로그램을 알려주셨는데요?! ദ്ദിㆁᴗㆁ✿) 로컬복덕방에 충분히 소개될만하고 매워니님께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다음에는 작은 정보라도 복덕방에서 꼭 나눠주세요. 탐방이 복덕방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 '임밍아웃'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밝혀주셨는데, 이 단어를 사용하는 데 조금 더 고민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커밍아웃'은 성소수자들의 언어인데, X밍아웃으로 재전유하는 것은 그 본래의 용어 사용을 지워지게 만드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오늘도 유익하고 흥미로운 정보 감사합니다. 이른바 뉴스레터가 범람하는 시대에 탐방레터는 자주 손이 가고 또 떠오르는 존재인데요. 다만 오늘은 설렘이 아닌 당황스러움으로 메일을 열게 되어 처음으로 의견을 보냅니다. 저출생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현시점에서 임신과 출산을 축하하는 로컬의 모습을 포착한 여는 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임밍아웃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는 모습이 아닌가 싶어요. 더군다나 해당 용어가 임신과 커밍아웃을 합친 신조어라는 것을 명백하게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요. 아시겠지만 커밍아웃은 성소수자가 본인의 성 지향성을 밝히는 것을 말합니다. 성소수자가 개인의 삶에 있어 큰 용기를 내는 것임과 동시에 사회변화를 촉구하는 하나의 운동이기도 하다고 생각해요. 여전히 우리 사회에선 성소수자에 대한 우호적 환경을 차치하고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존재합니다. 이 탐방레터를 받아보는 구독자 중에서도 성소수자가 분명히 있을 것이고요. 그런데 그들이 용기를 내어, 많은 사회의 편견 어린 시선을 각오하고서라도 정체성을 밝히는 커밍아웃이 임신을 알리는 '임밍아웃'이라는 단어에 쓰인다는 것은 조금은 씁쓸하네요. 더군다나 '임밍아웃'은 마을에 현수막이 걸려 축하받을 만한 일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비교되는데요. 우리 탐방레터 또한 로컬의 가치를 발굴하고, 서울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새로운 길과 시선을 개척하려는 혁신가의 활동이라고도 생각하는데요. 다양한 가치를 포용하고 지향해야 하는 탐방레터에서 쓰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단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심스럽게 의견을 전하는 마음이 부디 날카롭지 않게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ㄴ 탐방은 지난주 수요레터 인트로에 임밍아웃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습니다. 단어 선택에 섬세하지 못했습니다. 저희의 실수에 혹여 한 분이라도 마음이 다치신 분이 있으시다면, 마음을 다해 죄송하다고 말씀드립니다. 이외에도 '저출산' 보다는 '저출생'으로 표현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시기도 했는데요. 최종 레터 편집과정에서 더 꼼꼼한 검토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의견 너무 감사합니다.

보낸사람 | 🌞쏠쏘르 🍚숭늉

🐙탐진 🐢길또

함께하면 즐거움이 배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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