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 죽을 것 같으면 곧바로 뜨끈~한 걸 찾는 얼죽뜨 타입이에요. 집 앞 카페에서 따뜻한 라떼를 마시다, 문득 더 추워지기 전에 바다로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즉흥형 인간인 저는 강릉 기차표를 예약했답니다. (너 P야?) 🚅 곧 정말 추운 겨울이 다가올 텐데, 따뜻한 커피와 함께 남들보다 조금 일찍 강릉 겨울 바다 산책을 떠나려고요. 같이 갈래요?🌊

강릉역에 내리자 사람들로 북적였어요. 👥👤👥👥👤(웅성웅성) 더 추워지기 전에 바다를 봐야겠다는 게, 저만의 생각은 아니었나 봐요. 꽤나 매서운 바람에 코트를 한껏 여미고 점심 메뉴를 고민했어요. 아무래도 쌀쌀하니까 따뜻한 국물을 먹고 싶더군요! 장칼국수, 교동짬뽕도 유명하지만, 단백질이 가득한 순두부가 든든하기로는 최고 아니겠어요?

🧐 해안지역 강릉, 왜 순두부가 유명할까?

강릉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있죠. 장칼국수와 교동짬뽕, 커피, 그리고… 초당 순두부! 초당 두부마을이 따로 있을 정도로 순두부는 강릉의 대표 음식이에요. 그런데, 도대체 왜 순두부가 유명할까요? 강릉 순두부의 유명세는 허난설헌과 허균의 아버지인 허엽으로 부터 시작해요. 허엽이 삼척 부사로 강릉에 내려와, 간수 대신 바닷물로 간을 맞추어 두부를 만들었는데 그 두부가 너무 맛있었던 거예요! (유레카‼️) 그렇게 그 두부는 허엽 선생의 호인 ‘초당’을 붙여 ‘초당두부’가 되었고, 그 지역은 초당동으로 불리게 되었던 거죠. (초당동은 청정해수를 이용하기에 완벽한 지리적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해요!)

🍲 정갈한 순두부 전골 한 상, 고향산천초당순두부

초당 두부마을에 들어서면 아주 많은 식당이 있어요. 그중에서도 인기 많기로 소문난 식당들은 항상 줄이 길게 늘어서 있죠. 짧은 주말여행, 줄 서다 끝날 수는 없잖아요? 두부마을을 벗어나 조금 더 걸으니, 비교적 한적하네요. 뽀-얀 초당순두부 한 그릇을 먹을까 하다가, 베스트메뉴인 순두부 전골을 주문했어요. 적당히 매콤한 육수에 몽글몽글한 순두부가 푸짐하게 들어있어요. 뜨끈한 국물에 순두부 한 숟갈을 크게 떠서 밥이랑 먹다 보면 눈 깜짝할 새에 밥공기가 비어버리는 마법!🍚

🍗안동에만 있는 줄 알았지? 부성불고기찜닭

안동도 아니고, 갑자기 웬 찜닭이냐고요? 모르는 말씀! 강릉에는 숨어있는 찜닭 맛집이 있어요. 낙지가 들어있는 게 이 집 찜닭의 특징인데요, 덕분에 일반 찜닭보다 훨씬 시원한 맛을 자랑한답니다. 아낌없이 들어있는 배추, 감자, 당면 등의 사리와 야들야들한 닭고기!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냉이가 들어간다는 거예요. 은은한 냉이 향이 감칠맛을 돋구어줘요. 푸짐한 찜닭을 열심히 먹고 마무리로 날치알 볶음밥까지 먹어주면 완-벽! 이 세상 행복이 아냐~ 강릉에서 색다른 음식을 찾고 있다면 추천드려요.

🌊 경포해변? 안목해변? 아니, 남항진 해변!

여행객으로 붐비는 경포해변과 안목해변을 뒤로하고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갔어요. 한적한 바다를 거닐고 싶었거든요. 강릉 주민들이 자주 가는 해변이라고 강릉 사는 친구가 알려줬는데, 탐방러님께만 슬쩍 알려드릴게요. (소곤소곤) 🤫 바로 남항진 해변! 영화 ‘강릉’의 촬영지이기도 하죠. 커다란 통창의 오션뷰 카페는 없지만, 조용히 앉아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작은 카페들이 있어요.

☕ 조용히 바다 보며 핸드드립 커피 한 잔, 애너벨리

순두부로 든든히 배도 채웠겠다, 조용히 해변도 거닐었겠다, 슬슬 따뜻한 커피 한 잔이 떠오르더라구요. 남항진의 소담한 카페 중에서도 핸드드립이 일품인 ‘애너벨리’를 추천해요. (에드거 앨런 포의 유명한 시 제목이기도 하죠.) 엔틱한 입구를 들어서면 벽면 가득한 책들이 따뜻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어요. 제일 중요한 커피의 맛! 역시 훌륭하답니다. 직접 블렌딩한 커피와 다양한 쿠키도 함께 즐겨보세요. (참고로, 2층은 경양식 레스토랑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 바다를 바라보며 옛날 돈가스를 드실 수 있어요!)

지난 탐방레터에서는 떫은 감의 반란, 전국 각지의 맛있는 곶감을 소개했어요. 떫은맛 때문에 처치곤란일 것 같다는 예상과는 달리, 시중의 홍시와 곶감 대부분을 떫은 감으로 만들고 있었죠. 둥시, 고종시, 두레시 그리고 반시 외에도 감의 품종은 정말 다양해요. 태추단감이라고 들어봤나요? 초록색🟢의 단감으로 배처럼 아삭아삭한 식감과 높은 당도가 특징이에요.(배단감이라고 불리기도 해요)

과일 그대로 혹은, 홍시처럼 익히거나 곶감처럼 말리는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감. 이중 탐방러의 감 취향은 무엇인지 알아봤어요. 달달한, 홍시가 압도적이네요. :)

지난 주말, 탐방과 관악문화재단의 <관악투로컬>이 시작됐어요. 최종 선정된 13개 팀과 탐방은 역량강화워크숍을 통해 안동으로 떠나기 전 사전 준비에 들어갔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촉박한 일정에도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