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멀어도 마음만은 가까이!

단골집의 김밥 가격이 올랐어요. 처음에는 채솟값이 많이 올랐나 생각했는데요. 알고 보니 ‘김’ 때문이었어요. 최근 김값이 고공행진이에요. aT(한국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마른김 한 속(100장) 판매가격은 무려 1만 440원이래요. 이는 1년 전엔 6,618원, 2년 전엔 5,852원에 비해 2배 이상 오른 가격이에요.

‘김플레이션(김+인플레이션)’

김값 상승은 급격한 수출량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어요. 김은 한국, 중국, 일본에서만 생산되는데요. 최근 중국과 일본에서는 작황이 부진해 생산량이 크게 줄었어요. (기후변화로 바다가 따뜻해지면서 적조현상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김이 먹을 영양분이 부족해졌어요. ●︿● ) 반사효과로 한국산 김 수요는 크게 늘어났고요. 또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김 스낵도 원인이에요. 한국산 김은 고소하고 짭짤해 가장 인기가 좋은데요. 우리나라 마른김 수출량은 2020년 9,808톤에서 2023년에는 1만 6,771톤으로 증가했는데,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조 300억 원에 달한답니다.

김 없는 김밥천국 나올지도

김값이 오르자, 식당 사장님들의 시름이 깊어요. 가격을 유지하려니 2장 넣던 김을 1장만 넣어야 하고, 주먹밥을 만들 땐 최대한 김 가루를 아껴 써야 해요. 반면에 큰마음을 먹고 김밥값을 500원 올려도 마음이 편치 않아요. 대표적인 가성비 음식으로 여겨져 왔는데 부담되는 가격에 손님이 줄어들까 걱정이죠. 김뿐만이 아니라 김밥 재료인 채소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일부 분식점에서는 벌써부터 김밥을 메뉴에서 빼는 상황이 생겼대요.(만둣국과 떡국에 김 가루 생략…이라니) Σ(°ロ°)

검은 반도체의 그림자

미국에서 냉동 김밥이 없어서 못 판대요. 미국의 대형마트 ‘트레이더조’에서는 250만 톤에 해당하는 김밥 수백만 줄이 한 달도 되지 않아 완판되었어요. 이처럼 전세계적인 김밥 인기로 ‘김’은 수출 효자 품목이 되었는데요. ‘검은 반도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죠. 한국산 김이 맛도 좋은 저칼로리 건강식품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120개국에 수출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김 생산량은 한정되다 보니, 수출이 늘어나 내수가 줄어들게 되었어요. 보통 김은 내수와 수출의 비율이 6대 4였는데, 지금은 역전되어서 수출이 6을 차지한대요. 어민의 수입이 증가하고 우리나라 GDP에 도움이 되는 것도 좋지만, 혹시 우리집 밥상에 김이 줄어드는 건 아니겠죠…?

Q. 탐방러의 생각이 궁금해요!

김값이 올라도 김밥 사랑은 멈출 수 없어요😃 이럴 때일수록 로컬 김밥가게를 응원해야겠죠!! (여러 지역의 김밥 맛집을 소개하는 인스타그램 @gimbapzip 추천해요) 탐방러님 동네에 꼭 알리고 싶은 로컬 김밥집이 있다면 탐방에 소개해 주세요. 탐방이 여러 곳을 선정해 다음 주 탐방레터에서 소개해 드릴게요. 탐방과 함께 김밥로드 만들기 어때요?

💚 보내주신 답변 중 5분을 선정해 네이버포인트 3천원 쿠폰💚을 드려요. (아래에 버튼을 눌러 참여할 수 있어요.)

✅ 지난 월요레터에서는 음성군의 소이우체국이 문을 닫는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어요. 올해도 음성군 소이면의 신선한 과일을 우체국 택배로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우체국 이야기를 전하며, 탐방러에게 우체국에서의 추억이 있는지 물었어요.

• 저는 군인 남자친구가 훈련소에 들어갔을 때 해외여행을 가게 돼서, 그 나라의 우체국에 가서 국제특송으로 편지를 부쳤던 기억이 있어요. 수상한 소포 아니니 꼭 전달해달라는 문구를 크게 봉투에 적어서요. ㅋㅋ 덕분에 중대장(?)님이랑 연락도 하고, 남자친구가 좋아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흔하디 흔하게 상병 때 헤어졌지만요~ 하하 ^0^
• 작은 시골 학교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던 터라 유일한 세상과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해주던 우체국을 누구보다 잘 아는 40대 후반의 중년입니다. 매달 담임 선생님 앞으로 오던 학습지 맨 뒷면에 펜팔 하고 싶다고 쓰여 있던 리스트에서 우연히 발견한 같은 이름의 서울 사는 친구, 그녀에게 무작정 편지를 썼고 생각지 못한 답장이 오기 시작하면서 우체국은 저의 단골집처럼 매주 한 번씩 들러서 인사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렇게 2년 가까이 편지를 주고받다 중학교 입학과 함께 미국으로 유학 떠난다는 편지를 마지막으로 받고 밤새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우체부 아저씨도 "이제는 서울에서 편지 안 오나보다" 하시면서 속상해 하던 저를 달래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 초등학생 때 윈도우와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시대가 도래했어요. 지금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들처럼, 어떻게 보면 인터넷이 있는 환경이 자연스러운 첫 세대였죠. 전국의 언니오빠친구들과 밤낮없이 채팅을 나누었는데요, 그러면서도 열심히 펜팔을 구했던 기억이 납니다. 인터넷으로 그렇게 수다를 떨면서도 손으로 나누는 편지가 더 따뜻하고 좋았던 시절이었네요. 하하.
• 꽤 오랫동안 펜팔을 나눴던 언니가 있는데 부산 사람이었어요. 강원도 홍천군에 살던 제가 부산시 사상구, 사하구라는 지명을 처음 안 것도 그때였어요. 펜팔을 시작할 때는 사하구에 살던 언니가 중간에 사상구로 이사를 갔거든요. 아직도 그 편지들이 보물 상자에 모아져 있어요. 가끔 한 번씩 꺼내서 보곤 합니다. 손꼽아 편지가 오길 기다리던 때가 기억나네요. 언니는 아직 부산에 살까요? 저는 홍천은 아니지만 여전히 강원도에 있어요. 작년에 부산 여행을 가서는 언니 생각이 나더라구요. 귀여운 편지지를 사서 편지 써주길 좋아했던, 얼굴도 모르는 언니 생각이요. 편지에 함께 선물로 보내줬던 라벤더 향이 나는 수면 안대도 정말 오래 썼는데, 이리저리 이사하면서 잃어버렸어요. 똑같은 거라도 사고 싶었는데, 추억 속에 잠들었습니다. 아는 거라고는 편지 속의 일상뿐이지만 그립네요. 그 시절도, 언니도, 그때의 저도.
• 우체국에서의 추억이 너무 많습니다! 시골 우체국은 바쁘다 바빠 아주 하는 일이 많았네요. 초등학교에서 적금통장을 만들어 주었는데, 그게 우체국 통장이었어요. 주기적으로 반에서 통장을 돌려주고 통장 사이에 현금을 끼어 제출했었는데, 거의 대부분 천 원이었어요. 입금했던 소소한 추억이 돌이켜 보니 선생님들 업무가 아주 버라이어티했군요...? 적금 습관 이루는 데는 참 좋았던 것 같아요.
• 그 시절 해외 배송은 우체국으로만 받을 수 있었어요. 집배원 선생님이 오토바이 타고 오셔서는 소포 왔으니까 우체국 들르라고 엄마아빠한테 얘기하세요~~라고 하면 기쁜 마음에 얼른 부모님이 오셨으면 했어요. 일본에 사시는 조부모님이 과자, 즉석식품을 박스에 꾹꾹 담아 보내주셨거든요. 해외 소포 오는 날은 산타가 오는 날 같았답니다!
• 고향을 그리워하는 미국 간 고모가 시골된장이 그렇게 먹고 싶다고(!) 한국처럼 순면 런닝을 파는 곳이 없다고(!) 해서 아버지 픽 에디션으로 골라 담아 우체국에 가서 택배를 보냈어요. 글과 말은 1초 만에도 보낼 수 있는 편한 세상이지만, 마음을 채워주는 물건들을 보내주고 받기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여전히 있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어요.
• 대학교 지원 서류도 우체국으로 보냈어요. 접수 마감시간 가까이 되어서 우체국을 갔더니 이미 서울에 보내는 택배차는 떠나고 없다고 해서 절망하던 차에, 직원분께 자초지명을 설명하니 출발한지 얼마 안되었으니 따라가면 근처 소도시에서 접수할 수 있을거라는 희소식을 전해주셨어요. 아빠 차를 타고 꼬불꼬불 산길을 질주하며 우체국 트럭을 따라 갔던 기억이 아주 선명합니다. 덕분에 동생의 지원서는 무사히 서울에 도착해서 합격이라는 소식을 전해주었답니다!
• 대학교 안에서도 우체국이 있었는데요, 주로 군대 간 친구들에게 편지를 보내줄 때 이용했습니다. 여러 친구에게 보내주었는데 지금은 연락이 안 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에요(또르르) 보고 있니 동기들아...?
• 우체국, 농협, 면사무소 이 세 개는 마을을 운영하게 하는 최소 인프라로 (혼자만) 알고 있었는데 우체국이 없어지다니요.ㅠㅠ 김제에 여행을 갔었는데, 거기 우체국은 24시간이 아니라 시간제로 운영하는 것 같더라고요. 탐방에 소개된 소이우체국도 하루에 몇 시간만 열더라도 매일매일 택배를 보낼 수 있길 바랍니다.
• 제철 특산물과 우체국의 신속 정확한 배송의 장점을 결합한 쇼핑몰인 우체국 쇼핑몰을 아시나요! 예전에 잠깐 계약직으로 근무했었는데, MD분들이 상품 선정에 진심이더라고요. 당시에는 상세 페이지 제작을 위한 지원도 해주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래서 농어민분들의 입점 경쟁이 치열했던 쇼핑몰이었습니다. 이런 입점 업체들이 음성에도 늘어나면 소이우체국의 폐국을 막을 수 있을까요?
• 초중고등학생 시절, 방학이면 우체국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추억이 있어요. 우편집중국에서 우편을 분류하는 봉사활동이었는데 어느 정도 하다 보면 우편번호만 보고 대충 구역을 알 정도가 되고, 친구들끼리 "XXX-XXX(그 당시 우편번호는 6자리) 어디인 줄 알아?" 하고 자랑하곤 했었어요. 사실 우편번호가 6자리였다는 것 자체가 추억이 되긴 하네요.
• 경남 거제에 "바람곶우체국"이라는 식당이 있는데요. 실제 우체국 자리를 리모델링했고, 인테리어 자체도 우체국 콘셉트를 가지고 있는데요. 음식이 맛있는 건 기본이고 짐 보관도 되고, 느린 편지 쓰기도 가능해서 다양한 경험과 추억을 쌓기에 좋아요!
• 외국 친구는 한국에 올 때마다 우체국에 들러 본국으로 엽서를 보냅니다. 소인과 우표를 붙여서요. 덕분에 저는 광화문 우체국을 비롯해 여러 우체국에 들러보았고 BTS 소인이 있다는 것도, 그 우표도 처음 접해봤습니다. 우체국은 그 나라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관광지이기도 해서, 사라지는 게 아주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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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 탐방러

  지난 탐방 월요레터가 받은 답장이에요.

• 우체국에 추억이 많은데, 사라지는 추세라니 참 아쉬워요…
  ㄴ 너무 아쉽죠. 많은 사람이 힘을 모아 우체국을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돼요 🥺
• 빨간 우체통도 요즘엔 잘 안 보이더라구요… 우표 붙여서 넣는 낭만이 그립네요.
  ㄴ 저도 학창 시절에 빨간 우체통에 편지를 종종 넣곤 했어요. 아날로그의 낭만이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ꌩ-ꌩ
• 편의점 택배보다 우체국 택배가 훨씬 믿음직스러워서 자주 이용해요. 우체국 절대 지켜. ㅠㅠㅠ
  ㄴ 우체국 절대 지켜! 탐방도 우체국을 이용한답니다 😥

보낸사람 | 🌞쏠쏘르 🍚숭늉

🐙탐진 🐢길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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